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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둘째주 급식후기


지난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주)정림건축의 신입사원들과 임직원들이 봉사하러 오셨습니다. 집을 만드는 사람들과 집이 없는 사람들의 묘한 만남은 신입사원 교육의 필수 코스라는 핑계로 6년째 지속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이 핑계(?)가 좋은 결과로 맺어지기를 기대합니다.


매년 몇몇 임직원들이 신입사원들과 참여하셨지만, 이번에는 임진우 대표이사님께서 참여해주셔서 더 의미가 깊은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봉사에 참여하신 이후에 바하밥집 김현일 대표에게 긴 봉사후기를 남겨주셨는데, 따뜻한 마음이 담긴 글이어서 여기에서 함께 보고자 합니다.


토요일에는 매월 봉사하러 오시는 바하밥집 10주년 행사에 단체봉사상을 수상한, 나들목 네트워크교회 미아가정교회와 신천가정교회에서 오셨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바하밥집' 무료급식 자원봉사를 다녀와서...


정림건축 대표이사 임진우


기온이 뚝 떨어져서 날씨가 제법 추운 날이다. 든든하게 입었지만 밖에서 10여분 정도 서있는데도 벌써부터 한기가 느껴진다. 바지속에 내복이라도 입고 올 걸,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


한겨울이라 해가 짧아져서 저녁무렵인데도 벌써 사방은 어둑어둑하고 아직 철문은 닫혀있다. 그 철문 밖에는 급식시간이 임박했음을 감지하듯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언제부터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을까? 얼마나 추울까?


사회에서 소외받은 불우한 사람들이라는 선입견 때문인지 초라한 행색 때문인지 그들은 얼핏 패잔병의 행렬처럼 보였다. 희망을 잃어버린 것 같은 표정으로 검은색 점퍼나 주로 어두운 색상의 외투를 입고 있었고 자존심때문인지 몰라도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마스크를 착용한 분들도 많았다.


바하밥집 봉사는 매년 회사의 신입사원 교육 중 필수 코스라서 올해는 그들과 함께 현장에 나왔다. 지급 받은 주황색 앞치마를 착용하니 자원봉사자들의 유니폼처럼 느껴진다. 이어서 짧은 교육으로 수칙준수와 함께 배식 준비 완료!


화, 목, 토 이렇게 일주일에 세번을 노숙자들에게 무료로 급식하는 '바하밥집'은 약 6명의 스텝들과 자원봉사자로 운영된다. 그런데 일정 인원을 넘은 다수에게 식사 제공은 엄밀하게 따지면 불법이란다. 그에 걸맞는 위생환경과 배급되는 음식의 영양조건을 모두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위에 떨고 굶주리고 지친 그들을 외면할 수는 없다는 생각으로 이 일을 10년이 넘게 지속하고 있다는 바하밥집 대표와 그를 돕는 스텝(한 때는 그들 중 일부는 노숙인이었다는)들의 결행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열악한 현실을 극복하고 여기까지 달려온 이 조직을 후원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일반적으로 어느 조직에서 대표나 임원 계급의 부류들, 그리고 상류 계층에 속한 사람들의 눈에는 이 참담한 현실과 상황이 자세히 보일리 만무하다. 상류층이 지불하는 하루 저녁 술값이나 밥값을 절약한다면 희망이 없는 이 계층에 조금 더 풍성한 식탁을 만들어 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루에 한끼로 해결해야 하는지도 모를 이 분들 중에는 여러 사정과 사연이 있을 것이다. 나의 고정관념으로 그들을 함부로 해석하거나 판단하는 일은 자제하자.

식사배급으로 불행의 굴레를 벗어나기는 힘들겠지만 오늘 이 시간 만큼은 그들에게 행복한 한 끼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저녁식사로 식판위에 놓일 반찬은 소박하지만 본인이 원하는 만큼 퍼줄 수 있는 따뜻한 밥과 국물이 있으니 최고의 만찬으로 여겨지도록 하자. 식판을 들고 배식을 받아가는 행렬에게 가급적이면 밝게 인사하고 최대로 명랑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자원봉사자가 할 일이다. "어서 오세요, 맛있게 드세요, 많이 추우시죠?" 봉사자들의 합창소리가 높아질수록 어두컴컴한 노천식당은 어느덧 잔치집처럼 술렁인다. 비록 날씨는 춥지만 인정으로 훈훈한 분위기다.


나처럼 대표가 되어 임직원들 앞에서 멋있는 말을 하고 자신의 지적소양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함께 보고 느낄 수 있어야 하겠다. 바하밥집의 대표는 (옛 초창기에는) 매일 새벽 3시에 장을 보러 나갔다니 대단하다.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음식을 정성스럽게 준비하고 무료로 배식하고, 급식을 마친 후 남아서 설거지 봉사까지 해내는 젊은 스텝들도 대견하다. 삶의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땀흘리며 몸으로 일궈내는 열정에서 존경심이 느껴진다. 나아가서 누구보다도 지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인다.


내 중심으로 살아온 삶에 대해 성찰하고 오늘 또 하나 중요한 깨달음을 통해 잘 배우고 돌아간다. 신기한 일은 바하밥집의 재정이 부실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쌀이 떨어져 본 적이 없다고 한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 개로 수 많은 인파를 먹였다는 성경의 기적같은 이야기는 2000여 년이 지난 신설동 대광고등학교 이곳 현장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노숙인들과 조현병 환자, 은둔형 외톨이 청년들의 자활을 돕고 이타적인 행위로 기쁨을 누리는 바하밥집의 스텝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짝짝짝....
 




1월 7일 화요일



1월 9일 목요일



1월 11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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