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넷째주 급식후기

겨울이 다가올수록 해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해가 짧아졌다는 건 밤이 더 길어지고 깊어진다는 의미겠죠. 거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시는 손님들에게는 야속하게도 깊어지는 밤이 달갑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온통 검게 물든 이 시간은 어둡고 춥고 외로운 손님들의 삶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더 어둡고 더 춥고 더 외롭게 합니다.

이제 배식이 마무리되는 저녁 6시 즈음이 되면 해가 저물고 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없이 몰아치는 배식 초반과는 다르게 이 때쯤이면 천천히 한 분씩 손님들이 오셨다 가십니다. 점점 더 짙어지는 어스름을 뒤로 하고 마지막 손님이 오셨습니다. 리어카 속에 담긴 폐지의 무게가 그가 오늘 하루동안 짊어진 고단함의 무게만큼은 계량될 수 있을까, 싶습니다.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손님의 뒷모습은 그의 손에 쥔 검은 봉투처럼 어쩐지 불투명하고 흔들려 보입니다. 단지 그 안에 담긴 것들이 그의 긴긴 하루의 마지막을 수고했다 쓰다듬어 주길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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