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둘째주 급식후기

일전에 아내에게 파스타를 만들어 준 적이 있습니다. 다른 요리들은 조금씩 기웃거려보긴 했는데, 파스타는 처음 해보는거라 인터넷 레시피를 더듬으며 가까스로 파스타 두 접시를 완성했었죠.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어딘가 허전한 맛에, 파스타라고 이름 짓기도 민망한 비쥬얼의 파스타를 앞에 두고 아내는 깔깔댔습니다. 그리고는 주방에 들어가 무언가를 꺼내오더니 그 민망한 파스타에 마법을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치즈가루가 뿌려지고, 파슬리가 얹어진 파스타는 맛도, 모양도 그럴듯한 파스타로 변신을 했습니다. 그저 그런 한 끼 식사가 될 뻔 했던 그날의 식탁은 아내의 도움으로 빛을 낼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바하밥집의 역사가 그렇습니다. 실질적이지만 조금은 부족하고 투박한 바하밥집의 식탁에 많은 분들이 치즈가루를 뿌려주고, 파슬리를 얹어 주고 계십니다. 손님들이 드실 영양제와 마스크를 보내주시고, 아이의 두번째 생일을 기념한 떡을 나눠 주시고, 한 끼 식사를 만들 비용을 후원해 주시고, 달콤한 사과즙을 선물해주시고. 이런 마법들로 11년 동안의 바하밥집 식탁은 빛날 수 있었고, 특별히 이번주 식탁은 더 풍성해질 수 있었습니다.

든든한 아내 덕분에 저는 다른 요리들도 새로이 도전해볼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 요리의 본질만 잃지 않는다면, 그걸 그럴듯하게 보이게끔(?) 하는 건 아내가 함께 도와 주리라는 신뢰가 생겼기 때문이죠. 보이게, 보이지 않게 바하밥집의 식탁을 돕는 이들을 신뢰하며 바하밥집 역시 나아가겠습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했던 것처럼 이 말을 꼭 덧붙이고 싶습니다. 함께해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박ㅇ미님 후원 / 영양제)

(방ㅇ나님 후원 / 두돌 기념 떡)


(이ㅇ희님 후원 / 식사 비용)

(이ㅇ현님 후원 / 사과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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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하밥집은 도시 주변에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제공하면서 그들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 자활을 돕는 비영리 단체이다. 바하밥집의 정식 명칭은 “바나바하우스 밥집”.

바하밥집 김현일 대표가 노숙인들에게 처음 대접한 식사는 컵라면 다섯 개가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 바하밥집에서는 700여 명의 노숙인과 독거노인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으며, 무료 급식뿐 아니라 그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주거 시설 지원, 인문학 수업(심리 치료), 자활 지원(의료, 법률, 복지 행정), 직업 교육 등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노숙인을 “걸인”이 아닌 “예수님의 손님”으로, “부랑자”가 아닌 자활이 필요한 “사람”으로 여기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랑을 보여 주는 바하밥집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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