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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집의 사람들, #24 봉사자 고도형 님



그림_봉사자 이박광문 님

“정말 감사합니다. 15년 만에 생일에 부침개를 먹어보네요.”

고등학교 2학년으로 넘어가던, 아주 추운 겨울날 어떤 손님에게 들었던 말이었습니다. 사실 부침개는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 어머니께 졸라 먹었던 흔한 음식일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비 오는 날 친구들과 함께 막걸리를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학창시절 제 목표는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이었지만, 손님에게 들었던 말은 저의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소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평소라면 봉사활동이 끝나고 독서실에 가서 하루 동안 풀었던 문제가 왜 틀렸는지 고민했을 저였지만, 그 날만은 일찍 들어가서 오늘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서 고민해보았습니다.

모든 것이 불공평한 이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것은 시간일 것입니다.

70억 인구 중 어느 누구도 하루가 24시간이 아닌 사람은 없습니다. 그 24시간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인생은 변화할 것입니다. 그런 시간이 다른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데에 이용된다면 그 시간만큼 값진 시간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실을 깨닫고는 봉사할 때 마음가짐이 달라졌습니다. 손님들을 살피며 하나라도 더 필요한 것은 없는지, 그들을 어떻게 배려해야 불편해하지 않을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처음 봉사활동을 할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저는 어느덧 23살의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저 질문에 대한 완벽한 답을 찾지 못하였지만 손님들의 눈을 맞추고 마음을 들여다보며 나름대로의 답을 구하고 있습니다.

밥집에 몇 시간만 투자한다면 여러분들의 이웃이 바뀌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까지 바뀌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봉사자 고도형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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