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셋째주 급식후기

2020년 11월 4일 업데이트됨

"이게 뭐라고.."


배식물품들을 포장해서 손님들께 드리다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주먹밥 2개가 뭐라고.. 이 도시락이 뭐라고.. 배고픔이 생사의 경계를 위협하는 경험을 겪어보지 못했기에, 불편한 다리를 절둑거리면서, 폐지 가득 담긴 무거운 리어카를 끌면서,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휠체어에 모시면서까지 이 곳에 오시는 손님들의 삶을 온전히 이해하기란 지금도 쉽지 않습니다.

하루는 준비한 물품이 다 소진되어 돌아가려고 하는데, 할머니 한 분이 느지막이 오신 일이 있습니다. "얼마나 기대하고 왔는데.." 이 보잘 것 없는 검은 봉투 꾸러미 하나에 '기대'라는 단어를 붙일 수도 있구나. 그 단어의 의미가 빈 손으로 돌아가는 할머니의 발걸음에 자꾸 지워져 흐릿해지고 아득하게 느껴졌던 그 날은, '이게 뭐라고' 싶은 이 꾸러미가 이들에겐 절대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생존의 지푸라기인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이번주도 아이의 세번째 생일을 기념해서 작은 간식꾸러미를 보내주시고, 제주도에서 직접 귤 두박스를 보내주셨습니다. 마음을 써주신 분들은 '이게 도움이 될까요' 늘 묻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건네받은 검은 봉투를 열어 그 안에 가득히 담긴 먹을 거리를 보고 자연스레 손님의 입가에 지어지는 기쁨을 보여드리면 참 좋을텐데, 생각하게 됩니다. '기쁨이 되길 바랍니다.' 스티커에 예쁘게 적힌 이 문구가 실재가 되는 그 장면을 말입니다.

이게 뭐라고, 이것 하나에 기대하고 기뻐하고 삶을 이어나가는 이들을 바라봅니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애쓸 뿐입니다.





(김ㅇ주님 후원 / 제주 귤)


(박ㅇ남님 후원 / 간식 꾸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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