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밥집의 사람들, #26 봉사자 장세희 님



그림_봉사자 이박광문 님

나는 누구보다 “도시 빈민”이라 불리는 분들을 색안경 끼고 바라보던 사람이었다. 누군가의 겉모습을 보고 비난하고 헐뜯는 것에는 너무 익숙했지만, 그들의 마음 속 상처와 고통을 보는 것에는 무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게 된 후,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한 영혼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볼 수 있게 되었고, 하나님의 시선이 머물러 있는 곳에 나도 있기를 원하는 마음을 갖고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 무료급식 봉사를 시작 하면서 마태복음 25장의 예수님의 말씀을 보게 하셨다.

마태복음 25장 37-40절 (새번역) 37.그 때에 의인들은 그에게 대답하기를 '주님, 우리가 언제, 주님께서 주리신 것을 보고 잡수실 것을 드리고, 목마르신 것을 보고 마실 것을 드리고, 38.나그네 되신 것을 보고 영접하고, 헐벗으신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리고, 39.언제 병 드시거나 감옥에 갇히신 것을 보고 찾아갔습니까?' 하고 말할 것이다. 40.임금이 그들에게 말하기를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여기 내 형제자매 가운데,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할 것이다.

하나님은, 주린 자에게 잡수실 것을 드리고, 목마른 자에게 마실 것을 드리고, 헐벗은 것을 보고 입을 것을 드린 것, 이곳에 모인 형제 자매 한 사람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식사를 하러 오신 모든 분들이 예수님으로 보였다. 내가 이분들에게 하는 것이 예수님께 하는 것이라니, 작은 것 하나도 대충 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해야 좋아하실까 전전긍긍했다.

예수님께 내 생명을 다 내어드려도 갚을 수 없는 은혜를 값없이 받았는데, 내가 무엇으로 갚을 수 있을까......? 내게 마리아처럼 값진 1)향유 옥합 이라도 있었더라면 그거라도 깨어서 드릴 텐데,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예수님과 같다고 하신 밥집 손님들에게 드릴 수 있는 것은 반찬 한 국자 뿐이었다. 나는 예수님께 정말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구나 싶어서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 ‘예수님, 제가 예수님께 정말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어요, 제가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 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그때 하나님은 나에게 다른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하나님은 그저 나와 함께 누리기를 원하셨다. 예수 그리스도가 계신 그곳에서 그저 나와 함께 머물러 있기를 원하신다.

봉사 시간은 오늘도 내게 함께 누리자고 말씀하시는 예수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식사시간이었다. 그래서 바하밥집은 내가 손님들에게 뭔가를 나눠 드리러, 혹은 도와주러 가는 곳이 아니다. 바로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를 함께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봉사자 장세희 님

 

1) 향유 옥합 : 신약성서에 나오는 에피소드, '마리아' 라는 사람이 당시 노동자 1년 급여에 맞먹는 비싼 향유가 담긴 항아리를 깨뜨려 이후에 십자가에서 죽을 예수를 위해 발을 씻긴 에피소드. 향유는 물이 귀한 중동 지역에서 냄새를 제거하고 피부가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바르던 기름의 종류로 귀한 손님이 방문했을 때, 고위 성직자가 취임할 때, 장례시에도 사용한 것으로 기록.

조회수 40회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