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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밥집의 하루





5월은 가정의 달, 이런저런 행사와 일들이 가득한 봄날입니다.

올해도 돌아온 어버이날,

손님들을 위해 홍삼팩을 준비하였습니다!


무더운 여름을 대비하기 위해

일주일 내내 홍삼팩 드시고 건강하시라고 6개 씩 꾸러미에 포장을 하고

파스와 치약 칫솔도 함께 포장했습니다.

지난해처럼 카네이션을 드릴까 생각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건강에 도움이 되고 손님들의 생활에 더 유용한 것들을 준비하는 게

더 좋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건강식품은 특히나 손님들이 참 좋아하십니다.

우리는 어린 시절, 먹기 싫은 보약이나 한약을

부모님의 강요로 억지로 먹고

가기 싫은 병원을 부모님 손에 이끌려 억지로 끌려 다니고는 했었죠.

그런 기억 때문인지 나이가 들어서 몸 여기저기서 이상 신호가 오기 전엔

건강식품 같은 걸 따로 챙겨 먹지도 않고,

웬만큼 아파서는 병원 문턱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죠.

'에이~ 뭐 이런 걸로 병원을 가~ 병원 안 가도 다 나아~'

우린 이런 말을 주변에서 자주 듣고는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어버이날을 맞는 손님들은

억지로 강요하는 한약이나 영양제,

가기 싫은데 억지로 끌려가는 병원,

병원을 가라는 보챔이나 타박 같은

우리에게는 너무 평범하고 당연한 일상을

가져보지 못한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한약이라니, 영양제라니...

오늘의 생존과 내일의 생존,

먹을 것과 입을 것 찬바람을 가릴 것들을 생각하는

손님들의 삶 속에서 건강식품은

그저 환상의 물건일 뿐이고

병원은 목숨이 위급할때나 되어서야

남이 데려다 주는 장소일 뿐입니다.


밥집에 와서 평생 처음으로 홍삼을 먹어 보았다는 손님.

저 작은 걸 하나 마셨는데

몸에 따뜻한 기운이 나서 잠자리가 편하다는 손님.

새벽에 마시고 일을 하러 가니

그날 하루가 평소보다 견딜 만 하더라는 손님.

여러 손님들의 고백에 마음 한 켠이 아리는 게 느껴집니다.

어떤 사람들은 먹기 싫다고 마다하는

흔한 건강기능식품 하나가

여기 계신 손님들께는 평생 처음으로 '살기 위해서' 가 아닌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먹어보는 것이라니...




시큰한 마음을 숨기고

손님들께 드릴 선물을 계속 포장합니다.

맑은 생수가 빛나는 모습이 보기 좋네요.



리커버리센터에서 온 봉사자가

벽에 핀 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귀하고 아름다운 꽃다발을

밥집을 아껴주시는 당신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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